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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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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4일 워싱턴의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키프로스 동티모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평화유지군을 보내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을 ‘새우’라고 할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어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분명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국의 진정한 역할은 공통의 가치에 입각한 ‘국제적(global)’인 것이라며 동맹 개념의 재조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협력적 자주국방론’과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한미군을 대북 억지력이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미 양국은 한미동맹이 지역 및 세계적 문제들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건강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만일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가 왔지만 동북아에 다른 테러 위협이 있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반으로 동맹을 새 환경에 맞게 조정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정적인 동맹이 아니다.”
―결국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주요 위협은 분명히 북한이다. 그러나 만일 다른 테러 위협이나 또 다른 동북아 지역의 불안 사태가 있다면 어떻게 우리의 자산을 이용해야 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 시점에 와 있지 않다.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양국간에 협의해야 할 것이다.”
―이번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하나.
“수는 생각하지 말라. 미국이 1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점을 생각하라. 이번 회의에서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는 주한미군 숫자보다는 더 전략적인 문제, 즉 용산기지 이전 문제를 주로 논의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 때문에 한국 정부는 비난받고 있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 같은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이라크 상황이 변해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사령관이 3000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다른 지역을 찾아봤다. 훈련과 실전 투입 능력에서 최고의 부대가 필요했는데 주한 미군 2사단 2여단이 바로 그에 맞는 부대였다. 이를 한국과 협의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이 주한미군 이라크 차출 계획에 동의한 뒤 결정했고 이를 한국민이 이해할 것으로 생각했다. 만일 노 대통령이 ‘당신들이 그 여단을 데리고 가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면 우리는 아마도 다시 생각했을지 모른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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