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조총련 행사에 첫 축하메시지

  • 입력 2004년 5월 2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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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8일 재일 조선총련에 메시지를 보내 “일본과 북한이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임기 중 국교정상화 실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도쿄(東京) 조선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0회 조선총련 전체대회’ 개막식에 집권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이런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아울러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우호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이 대독하긴 했지만 조선총련의 최고의결기구로 3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행사에 일본 총리가 메시지를 통해 축하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22일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국교정상화 교섭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의지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메시지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주요 현안인 일본인 납치문제는 피랍자 가족의 귀국과 실종자 재조사 합의로 일정 정도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관계 정상화의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전역에서 모인 2000여명의 총련 대의원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가 한 문장 한 문장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서만술(徐萬述) 총련 의장은 “납치 문제로 총련이 창립 이후 가장 엄혹한 시기를 겪었지만 북-일 정상회담으로 적대관계가 협조관계로 바뀌는 대전환을 맞이했다”며 정상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또 그동안 반목해 온 재일민단 및 일본 국적을 가진 재일 한국인과의 연대강화 방침도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도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축전을 보내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일본인과의 친선유대 강화를 강조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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