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해 명분도 약하고 실효성도 의문이다. 지역발전은 중요하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당의 공식기구로 특정지역 발전특위를 만들 때에는 국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낙후된 분야가 있다든가, 지역적 특성상 반드시 육성해야 할 산업이 있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지역발전이 곧 국가발전인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여권이 내놓은 이유는 “영남이 정치적으로 열세여서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부다. 그렇다면 정치적으로 우세인 지역은 아무리 발전이 더뎌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 만약 더 낙후된 지역들이 ‘영남발전특위’에 소외감을 느낀다면 지역주의는 더욱 심화되고, 전국정당화도 그만큼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려야 한다.
시기도 문제다. 6·5 재·보선이 코앞이어서 영남권 득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권이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김혁규 총리’ 카드에 대해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 같은 ‘올인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대중 정권의 ‘동진(東進)정책’이 실패했듯이 정치공학(政治工學)적인 전국정당화는 국민통합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사심(私心) 없는 정치, 유능한 정부가 전국정당으로 가는 더 빠른 길이다. 노 대통령 자신도 국가균형발전을 으뜸으로 치지 않았는가. ‘영남발전특위’는 재고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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