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과 관련해서는 당내 기대가 큰 편이다. 정치권에서 줄곧 개혁적 노선을 견지해 온 그의 이력이 당 변화를 이끌 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동시에 그는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투톱 체제’를 이루며 안정적 당 운영을 주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 대표가 경선 기간 중 박 대표와의 갈등보다는 화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비주류의 길을 걸어온 김 대표가 역시 비주류를 고집했던 박 대표와 수시로 호흡을 맞춰 온 경험은 안정적 동거관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남 출신인 김 대표가 영남 출신인 박 대표와 손을 잡을 경우 서로 ‘보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경선 결과 김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곧바로 과반을 얻어 당선된 것도 이 같은 당내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풀이다.
경선에 나선 김문수(金文洙) 후보는 ‘철저한 개혁’을, 안택수(安澤秀) 후보는 ‘신보수주의’ 노선을 분명히 한 반면 김 대표는 중도노선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박 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안 후보는 짙은 보수 성향과 영남권 출신이라는 점이 악재(惡材)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신 김 대표는 수도권 소장파와 부산 경남권 중진의원 다수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여야를 아우르는 인맥을 바탕으로 한 막후 조정력이 강점. 하지만 집권 2기 출범을 선포한 여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해 대처할지는 미지수다.
또 이라크 추가파병과 국가보안법 개폐 등 민감한 정국 현안을 둘러싸고 당내 논란이 불거질 경우 이를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김 대표가 안고 있는 숙제다. 특히 그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일부 보수 성향의 영남권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김 대표의 정치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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