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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8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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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는 차출되는 주한미군 병력의 한국 복귀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확답을 하지 않아 사실상 주한미군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미측이 이번 ‘파견’을 1회성이라고 언급도 하지 않아 추가적인 주한미군 감축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하려는 것 아니냐고 확대해석하며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주한미군은 ‘중국견제’등 미측의 강한 필요성 때문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안 갈 것이라며 쓸데없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닷컴은 17일 저명한 두 명의 군사평론가로 부터 이번 주한미군 차출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들어봤다.
▼ 지만원 “사실상 주한미군 완전철수의 신호탄 ”▼
예비역 대령인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은 “주한미군 4천명(정확한 숫자는 3600명)을 빼가겠다는 것은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포기한다는 장기적 계획 하에 추진하는 것”이라며 “미군 완전철수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지씨는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포기한다는 게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 “한반도는 포기하지 않지만 남한의 피해에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 이라며 “미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나더라도 곧 바로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석·박사를 땄고 펜타곤에서 3년 근무해 미국사람 들의 멘탈리티(심성)를 잘 안다”며 “미군은 남더라도 상징적인 수준에서 후방에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씨는 “이미 한국 주둔 제2기계화보병사단 1만4000명 중 상당수가 북해도나 오키나와로 갔기 때문에 이번에 추가로 4000명이 빠져나간다면 병력은 없다고 봐야 된다”며 “4000명 빠지면 (2사단은) 정리단계에 들어가고 7공군도 철수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명렬“주한미군 철수하면 한국 망하나?…호들갑 떨지마라”▼
육군 준장 출신의 평론가 표명렬씨는 “미군은 북한 때문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4000명이 잠깐 빠져나가는 것 가지고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은 중국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절대 빠져 나갈 수 없다”며 “미국이 안보의 최우선을 중국에 두고 있다는 것은 공개된 사실로 많은 학자들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 씨는 “북한 때문에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 현실을 왜곡해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위기를 과장한다”고 꾸짖었다.
표 씨는 미군이 없더라도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은 ‘천만의 하나’ 도 안 된다고 단언했다.
표 씨는 “손자병법에 국력이 10배면 전쟁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 남북의 국력은 20배 이상 차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화 시대의 전쟁은 이동시간 때문에 전쟁 지속능력이 최소 3배는 돼야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데 북한의 전쟁지속능력은 일주일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3개월”이라며 “북한은 우리의 상대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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