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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6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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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대통령이 "유리한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위기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위기 과장'을 언급한데 대해 재계는 "기업의 현실인식과 괴리가 크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李鉉晳) 상무는 "기업인의 정서는 경제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재계 인사들은 "노대통령이 개혁 쪽에 훨씬 더 비중을 두는 것처럼 보였다"며 향후 대기업정책 방향에 대해 마음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제위기 과장'도 최근 대기업집단(그룹) 소속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축소방침 등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 재계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종합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려는 계획을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보류하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재계는 21일경 열릴 예정인 노대통령과 20대 그룹 총수간의 회동 후 노대통령의 재벌개혁에 대한 의중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 장기 체류 중인 그룹총수들의 조기귀국과 청와대 회동 참석여부도 관심거리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4개월째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조만간 일본에서 귀국할 예정이라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금까지 선진기업 경영자와 교수 등을 만나 전자와 금융 등 업계 동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일본삼성 본사로부터 현안을 보고받아 왔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진 작년 10월 출국한 신격호(辛格浩) 롯데 회장과 1월에 출국한 김승연(金升淵) 한화 회장의 조기 귀국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 측은 "일본 도쿄에 머무르고 있는 신 회장에게 청와대 회동에 대해 보고한 상태"라며 "신 회장이 벌써 82세로 연로해 공식 행사에 안 나간 지 꽤 오래 됐지만 이번에는 탄핵기각 후 첫 모임이라는 의미도 있어 어떻게 결정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에 체류 중인 김 회장이 두 차례 입원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면서 "현재로선 조기 귀국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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