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김정일 열차이용…“신변안전 때문인듯”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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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국제적 화제가 되는 것이 그의 고집스러운 ‘열차 이용’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뿐만 아니라 2000년 5월과 2001년 1월 방중, 같은 해 7월 러시아 방문 때도 비행기 대신 전용열차를 이용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부 내 북한통들은 ‘경호 문제’를 첫 번째로 꼽는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에 대해 느끼는 공포심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며 “비행기는 열차에 비해 위치 추적이 쉽고, 테러나 미사일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최고 시속이 150∼180km이고, 장갑차 수준의 방탄 방폭 장치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2001년 방러 때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위해 왕복 2만km가 넘는 거리를 20일에 걸쳐 열차로 오고가자 외신들은 “21세기에 ‘19세기식 여행’을 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서울의 외교가엔 “김 위원장의 남한 답방은 남북간 철도가 완전히 연결되기 전까진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농담도 나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열차를 고집하는 바람에 다양한 양자 및 다자간 정상 외교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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