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후진타오 정상회담

  • 입력 2004년 4월 19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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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19일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상견례를 겸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이날 오찬을 겸한 회담에서 양국간의 전통적인 친선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중국의 대북 경제 지원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이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북한이 조만간 북핵 문제 돌파를 위한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김 위원장이 이를 후 주석에게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말했다.

후 주석은 13~15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중국 방문기간 밝힌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김 위원장의 북핵 해결 방안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또 대북 식량 및 에너지 추가 지원 방안이 논의됐으며 북한식 개혁개방 노선과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의 접목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의주 특구 재개발과 중국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인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 진흥 계획을 연계해 추진하는 방안이 협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의 실리콘 밸리인 중관춘(中關村) 등 첨단 산업시설을 시찰하고 후 주석이 인민대회당에서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그는 20일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연쇄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18일 오후 40여명의 수행원을 대동하고 전용 열차편으로 평양을 출발, 중국 국경도시인 단둥(丹東)과 선양(瀋陽)을 거쳐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 18호각에 여장을 풀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5월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첫 방문한 데 이어 2001년 1월 중국을 두 번째로 찾았으며 이번 방문은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디지털뉴스팀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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