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우리당 승리, 탄핵기각 분명한 메세지"

  • 입력 2004년 4월 16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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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의 승리는 헌법재판소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기각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를 통해 탄핵 바람 속에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주면서 우리당 의석은 종전의 3배로 늘어났다고 전하면서 서울대 박찬욱 교수는 "탄핵소추가 이번 총선 결과를 좌우했다"면서 "우리당은 국회를 장악할 것이며 선거결과는 헌재의 판결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정의용 우리당 외신대변인이 "1961년 이후 보수계가 우세했던 국회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힘의 이동이 나타났으며 이는 한국 정치가 새로 시작되는 의미"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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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는 탄핵에 대한 분노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북한 핵문제나 이라크 파병, 실업률, 제조업 일자리 감축, 대(對)중국투자 등 다른 현안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노 대통령의 국내 정치현안에 관한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 역시 노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할 경우 지난해 취임 이후 어느 때보다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5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한국 유권자들은 40면 만에 가장 급격한 정치적 좌파로 이동했다"면서 "1961년 쿠데타 이후 최초로 자유선거에 의해 선출된 진보주의자들이 지배하는 국회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우리당의 압승은 헌법재판소에 탄핵안을 기각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권한을 회복시키라는 압력을 가중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는 한국인들이 민주적으로 선택한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 정부의 의견을 더욱 존중할 것이며 한국 정부도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일부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전 국무부 북한분석관)는 "선거 결과가 한미관계나 북한 핵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취소하는 일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돈 플레이크 미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한국 정부가 한미관계나 북핵문제에 있어서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더 갖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은 "총선 결과가 한미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주한미군 재배치 등 양국이 이견을 보여온 문제들을 놓고 대립할 가능성도 크다"고 예상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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