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진로]3黨서 1黨으로… 계파갈등 불씨 잠복

  • 입력 2004년 4월 15일 23시 19분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를 TV를 통해 지켜보던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당직자들은 일어서 ‘대통령 살렸다’고 연호했으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개표방송이 진행되면서 영남지역은 한나라당이, 호남지역 대부분은 열린우리당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역구도를 깨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또 이부영(李富榮) 상임위원이 낙선하는 것을 비롯해 서울에서 낙관했던 후보들이 고전을 하자 곤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철회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작업이 급선무”라면서 “탄핵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이 노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재신임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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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총선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당 진로를 둘러싸고 각 계파간 세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 의장과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현 지도부와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중심의 정통 개혁그룹,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비롯한 친노(親盧)그룹은 일단 6월 개원과 동시에 이뤄질 원내대표 선출에서 첫 번째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친노그룹이 청와대측과 호흡을 맞추며 기존 지도부와 선명성 경쟁을 벌이게 될 경우 심각한 균열현상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져도 이를 조정할 원로그룹의 부재(不在)상황은 최악의 경우 분당이라는 극단적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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