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는 최상궁…난 모함에 빠진 한상궁"

  • 입력 2004년 3월 18일 17시 44분


"대통령은 국민의 아버지이며 동시에 국민의 아들이기도 하다. 누가 누구를 탄핵하겠는가."

썬앤문그룹에서 1억500만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18일 특검팀에 출두하면서 탄핵 사태와 관련해 한 말이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노무현(盧武鉉)을 강력히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실장은 기자들이 "탄핵과 관련해 한 말씀 해 달라"고 요청하자 "대통령은 '국민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고 또 '국민의 아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가장을 흔드는 집안이 잘 될 리 없고 자식이 좀 잘못했다고 자식을 버리는 부모는 없을 것"이라고 야당을 겨냥해 비판했다.

그는 이어 "누가 누구를 탄핵한다는 것인가.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을 감옥에서 탈옥시키고 감옥에서 탈옥한 서 의원이 탄핵안에 표결하는 것을 어느 국민이 용납하겠는가"라며 "노 대통령을 일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재판 전망과 관련해 이 전 실장은 "헌법재판소의 위대한 결정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맞게 대통령이 다시 업무에 복귀하리라 기대한다"며 "4·15 총선에서는 대통령을 탄핵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민들에 의해 탄핵될 것"이라고 거듭 야당을 비난했다.

이 전 실장은 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하는 인물에 비유해 눈길을 모았다.

평창동 빌라 구입 경위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자 그는 "대장금에 나오는 최 상궁과 같은 한나라당의 모함에 의한 것으로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와 국회 청문회 등을 거치면서 충분히 (나의 결백이) 증명됐다고 생각한다"며 "의심가는 게 있었다면 중수부 수사 당시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야당 등으로부터 모함을 받았을 뿐 죄를 짓지 않았다는 뉘앙스였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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