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입` 박선숙씨 환경부 차관 거듭 고사

“세상일이 정말 힘듭니다. 힘들어요, 힘들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박선숙(朴仙淑) 전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20일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환경부 차관 기용설에 대해 ‘힘들다’는 말로 자신의 심경을 대변했다.

박 전 수석은 최근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김명자(金明子) 한명숙(韓明淑) 전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환경부 차관을 맡아줄 것을 요청받았으나 고사 중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두어온 박 전 수석의 입장을 감안해 “정치권이 아닌, 정치적이지도 않은, 또 장관도 아닌 환경부 차관직이 딱 맞다”며 청와대에 박 전 수석을 적극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수석이 이처럼 고사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는 그동안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양쪽에서 상위 비례대표 후보로 끊임없는 구애를 받았지만 거절해 왔다. 자신의 정치적 뿌리였던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상호 반목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치권에 몸담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한편 청와대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20일 “차관 문제로 개별적으로 (박 전 수석에게) 제안이 있었는지 모르나 공식인사추천위에서 논의된 바 없고 대통령에게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