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오늘 FTA·파병안 처리 시도

  • 입력 2004년 2월 9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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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당 간 입장이 다르고, 정당 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날 FTA 비준동의안 및 파병 동의안의 처리 여부도 불투명하다. FTA 비준안의 경우 농촌출신 의원들이 기명 투표 시 물리적 제지 철회를 들고 나와 다소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이 와중에 여의도에는 파병반대 집회에 이어 FTA비준에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충돌'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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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는 본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파병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파병안 처리에 부정적인 열린우리당 소속 장영달(張永達) 국방위원장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늦게 출석하는 바람에 개회조차 하지 못했으며 오전 11시반 경 의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장 위원장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자택에서 출근을 저지당해 개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날 당장 파병동의안을 강행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후에도 회의가 열릴지 미지수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도 "여당이 먼저 파병 동의안 찬성 당론을 정해야 한나라당도 찬성 당론을 밝힐 것"이라고 말해 파병동의안 처리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오늘 파병 동의안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측 간사인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파병안 통과에 따른 책임을 한나라당에 떠넘기려는 술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FTA와 파병안을 분리해 추후에 파병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파병안과 관련, 한나라당은 사실상 찬성당론을 유지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정동영(鄭東泳) 당의장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날 본회의 처리 입장을 밝혔으나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와 장 위원장이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FTA와 파병안을 분리 처리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조순형(趙舜衡) 대표 등 소속 의원의 절반 정도가 찬성 입장이나, 김영환(金榮煥) 의원 등 31명은 8일 반대성명을 냈다.

한편 본회의에 상정된 FTA 비준동의안의 경우 농촌 출신 의원들이 9일 비준안에 대한 공개투표를 요구하고 공개 투표를 할 경우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고 투표에 나서 부표를 던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촌 출신 의원들의 저지 방침으로 처리여부가 불투명했던 한-칠레 FTA의 처리 전망이 다소 밝아졌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이정일(李正一)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 20여명은 본회의 개최에 앞서 국회 귀빈식당에 모임을 갖고 의견을 모은 뒤 농촌 출신의원 59명의 서명을 받은 `FTA 공개투표 요구서'를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FTA에 대한 비공개 투표방침을 당론으로 정한데 이어 원칙적으로 찬성입장을 정리했던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총무도 이날 비공개비밀투표 추진 입장을 거듭 밝힘에 따라 투표방식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FTA비준안을 기명 자유투표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1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가파병안 국회 처리 반대 집회를 개최했고, 전국농민연대가 오후 여의도에서 1만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FTA 비준동의안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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