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자회담 성패, 北 태도에 달렸다

  • 입력 2004년 2월 3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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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다시 열린다. 작년 8월 상견례격인 첫 회담이 열리기는 했으나 그 이후 북핵 문제는 오히려 점점 악화돼 왔다. 6자회담을 백해무익하다고 폄훼했던 북한은 지난달 미국 대표단에 소량이기는 하지만 플루토늄을 보여주면서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2차 6자회담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북핵 사태를 해결 쪽으로 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회담 재개까지 반년이 걸리기는 했으나 그동안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북핵 해법을 놓고 꾸준히 의견 교환을 해 왔다. ‘회담장 밖의 협상’이 계속됐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5개국이 문서로 안정보장을 해 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등 진전도 있었다.

물론 ‘핵동결과 동시 행동’을 요구하는 북한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원하는 미국의 해법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2차 6자회담에서 단번에 접점을 찾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남북장관급회담을 위해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도착하기 직전 일방적으로 회담 재개 사실을 발표한 북한의 의도도 순수해 보이지는 않는다.

회담의 성패는 북한의 태도에 달렸다. 북한은 사태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생산적인 회담이 될 수 있다. 국제적 약속을 어기고 핵개발을 추진해 위기를 초래한 북한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핵문제는 해결된다. 2차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다면 국제사회의 인내심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바라는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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