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당에 찍히면 죽는다”…각종 선거서 표결집력 과시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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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金元雄)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이끌었던 개혁국민정당(개혁당) 출신들이 최근 열린우리당 내 각종 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1일 당 의장 경선에서 정동영(鄭東泳)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 천명한 뒤 압도적 표차로 당선시킨 데 이어, 1일 끝난 당 중앙위원 선거에서도 세를 과시했다.

개혁당 및 이들과 정치적 색채를 공유하고 있는 신당연대, 통합연대(한나라당 탈당파) 출신 대의원 수는 전체 1만2000명의 20% 안팎.

하지만 투표 참여도 및 특정 후보에 대한 결집력이 워낙 강해 결과적으로 30% 이상의 위력을 발휘했다는 게 중평이다. 실제로 김영춘(金榮春·서울·통합연대) 유시민(경기·개혁당) 조성래(趙誠來·부산·신당연대) 후보가 ‘빅3 지역’의 시도지부장을 장악했다. 노혜경(여성·개혁당) 윤선희 후보(청년·개혁당) 등 정치 무명들도 청년 여성 등 각 분과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당직 인선 과정에서 밀린 이들이 본때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많다. 개혁당 출신 한 당직자는 “당 하부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우리에게 일과 자리를 달라는 요구를 무시당하다 보니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이 팽배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탈당파 사이에서는 “개혁당에 찍히면 죽는다”는 말이 도는 등 양측의 감정해소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전남 중앙위원 선거에서 문태룡 후보(개혁당)에 이어 3위로 턱걸이한 뒤 이날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천용택 의원측은 “우리당이 경륜을 무시하고 있다”며 흥분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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