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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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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은 이날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정계가 국가적 혼란을 잘 풀어가야 하는 데 혼란을 풀어가야 할 분들이 주거니 받거니 더 혼란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추기경은 특히 고백성사와 관련해 “용서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감옥 갈 각오를 하고 밝고 맑은 나라가 되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비판하는 쪽 얘기에 대해서는 ‘이 사람은 늘 비판하는 사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통령과 가깝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은 지금도 e메일로 ‘잘하십니다’라고 의견을 낸다”며 “그러면 대통령은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확실하게 있고,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 성공적으로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강원용(姜元龍) 목사 등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언론에 대해 그렇게 하지 말고 껴안으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전혀 뜻밖에 ‘껴안는 것은 강자가 할 수 있지 저는 약자다’라고 말하기에 빤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동석했던 김상현(金相賢) 고문은 “그것이 코드정치다. 대통령이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만 어울리려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조 대표도 “노 대통령이 스스로 숭앙하는 링컨에게서 포용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언론과 자주 투쟁하는 등 분열과 갈등의 리더십을 버리고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동석했던 김상현(金相賢) 고문이 “노 대통령과 조 대표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자 “우리나라 정치는 방향 감각을 잃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폭풍 속의 배와 같습니다. 배가 파손되지 않도록 이 배를 몰고 가는 선장과 조타수들에게 지혜를 주고 주님이 뜻하는 길과 국민이 바라는 길이 어느 길인지를 가르쳐 달라”라고 기도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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