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관료 보직 나눠먹기 차단”…개각후 3급이상 `빅딜`

입력 2003-12-11 18:51수정 2009-09-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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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정부 중앙 부처 국장급인 3급(부이사관) 이상 고위직 공무원에 대해 획기적인 부처간 교류 방침을 세운 것은 관료사회의 조직 이기주의를 반드시 깨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장차관을 개혁적인 인물로 발탁해도 실제 관료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핵심 국장급들의 조직 이기주의 때문에 부처 내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 배경을 밝혔다.

미국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는 고위공무원단 제도는 일정 직급 이상의 공무원 풀(pool)을 두고 부처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에 따라 근무토록 하는 제도.

청와대가 이 방안을 밀어붙이기로 한 것은 각 부처의 핵심관료들이 끼리끼리 보직관리를 하면서 부처간 ‘밥그릇 다툼’에 골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처의 핵심국장급을 교체해 ‘물갈이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부처마다 1, 2개의 핵심 국장직위를 다른 부처 출신으로 기용함으로써 부처 내 보직 서열화를 막고 학맥과 인맥 등 연줄로 얽혀 있는 고위공무원 인사 관행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청와대 인사보좌관실은 연말 개각 후에 있을 부처별 인사에서 우선적으로 18개 부처의 20∼30개 핵심고위직을 부처별로 맞바꾼다는 복안이다.

예를 들어 기획예산처 국장과 농림부 국장을 맞교환하거나 업무에 유사성이 있는 건설교통부 국장과 환경부 국장을 바꾸는 방식으로 부처간 벽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20∼30개 핵심국장급 자리를 교류 대상으로 선정한 뒤 전 부처에서 희망자를 공모하고 과감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속기구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심각한 교육인적자원부 같은 경우 핵심 공무원들이 교원단체나 전교조 등의 눈치를 살피느라 교육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육부 핵심국장 자리에 경제부처 공무원을 보내 완전히 새 마인드로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장차관 한두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게르만족의 대이동’처럼 각 부처의 공무원을 뒤섞어 놓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관료사회가 조직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예상치 못한 파동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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