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특검거부 철회 않는데 만나봐야…”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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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특검 거부를 철회하도록 말씀드려 주십시오.”(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현실적으로 철회는 어려운 상황입니다.”(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

30일 5일째 단식 중인 최 대표는 오전 8시경 당사를 방문한 문 실장과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최 대표는 문 실장이 제의한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대통령이 특검 거부 철회를 안 하고 있는데 만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거부했다.

최 대표와 문 실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노 대통령의 SBS TV 좌담과 관련해 뼈있는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최 대표가 “대통령이 경제문제 등에 대해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상황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대단히 걱정된다”고 비판하자 문 실장은 “대통령도 자나 깨나 고심 중이며 국정쇄신책을 마련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대화 도중 “지금 나라가 어렵고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여야가 다 비난받고 있는 것을 잘 안다”고 말해 국회 등원 거부에 따른 비난 여론에 대한 고심의 일단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당사를 직접 찾아가 최 대표를 만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문 실장과 유 수석만 방문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경에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단식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일도 있다는데 건강에 조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최 대표는 “어제 조금 괜찮아졌는데 오늘 다시 가라앉는 느낌이다. 공복감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번 해보겠다”며 단식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대표의 체중은 단식 전 81kg에서 30일 현재 76kg으로 줄었다.

이외에도 이날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와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 김진선(金振신) 강원지사,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 김재정(金在正)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이 최 대표를 방문했다.

또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대표와 조부영(趙富英·자민련) 국회부의장, 민국당 강숙자(姜淑子) 의원, 오장섭(吳長燮·무소속) 의원 등이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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