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10년내 자주국방 한다"

  • 입력 2003년 11월 20일 0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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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9일 “미국이 세고 강하지만 자존심이 상할 만큼 종속적이지는 않다”며 “10년 안에 자주국방을 한다. 10년 뒤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정도의 발언력을 가질 것이고 대미(對美) 관계도 변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청년회의소(JC) 전국 임원단 5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다과회를 가진 자리에서 “나도 자존심과 밸이 있다. 국회의원 안 되도 좋다는 마음으로 정치를 했고, 대통령 못 돼도 좋으니 단일후보로 간다고 했다. 자주국가의 체면을 살리는 일은 내게 맡겨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결, 북한의 경제부흥, 남북 평화정착 등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문제는 한국과 미국의 우호관계 속에서 가능하다”며 “미국에 조금 속이 상하더라도 대승적 견지에서 손을 꽉 잡고 가야 한다”고 양국간 우호관계의 유지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에서 대등한 발언권을 갖고, 동북아에서 러시아 중국 일본과 안정적인 균형을 위해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며 상당기간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내가 다른 데서는 덜렁덜렁하지만 북핵 문제만큼은 정말 섬세하게 짚어보고 신중하게 한다. 속된 말로 통박 굴린다”며 “한국이 북-미 관계를 보이지 않게 조율할 능력이 있고, 전망도 밝은 편이다”고 낙관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 수사와 관련해 “허물없고 당당한 대통령이 되고 싶었는데, 약간이 아닌 허물이 드러나 있다”면서 “새 시대의 맏형이 되겠다는 꿈에서 한 발 물러서서 옛날시대의 막내가 되겠다. 다음 지도자가 허물로 사과하고 해명하지 않도록 다리를 놓고, 과도기 관리를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노동 관련 국회의원과 노동계 출신 전직 장관 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 노사관계가 대립적이고 분규가 빈발해 노사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일부 과격 노동운동 노선은 국익과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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