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원 ‘고무줄 해명’ 의혹만 증폭

  • 입력 2003년 10월 30일 2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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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대선자금 중 기업 후원금 액수가 고무줄처럼 늘어나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이 30일 “(민주당 시절) 50억원이 들어온 선대본부 계좌 중 하나에 SK 10억원을 제외한 다른 4대 기업은 없었다”며 5대 기업 외 기업들로부터 40억원을 모금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7월 23일 민주당 사무총장 시절 기업 및 개인 명의의 후원금은 74억5000만원이라고 밝혀왔으나, 이날 발언대로라면 28일 70억원이라고 자신이 밝힌 5대 기업 후원금을 합쳐 모두 110억원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업 후원금은 도대체 얼마?=이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는 “5대 기업, 그러니까 ‘빅5’가 내는 돈이 후원금의 90%”라고 했다가, 오후에는 “10대 기업이 내는 돈은 후원금의 60% 수준”이라며 말을 바꿨다. 오전대로라면 5대 기업의 최대 70억원에 다른 기업들이 낸 ‘푼돈’을 합해 75억원 안팎이지만, 오후대로라면 5대 기업의 70억원이 총 기업 후원금의 60% 수준에 그친다.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문제가 된 계좌에 들어온 SK 돈은 10억원이 아니라 25억원”이라고 말을 바꿔 5대 기업 외의 후원금을 25억원으로 줄였지만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후원금에 대해) 너무 논리적으로 따지지 마라. 검찰이 조사하면 진상이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원금 계좌는 몇 개인가=이 의원은 이날 오전까지 “중앙당 후원회의 모금액이 거의 차서 서울 인천 경기 제주 등 4개 후원회 계좌를 통해 대부분 모금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는 “선대위는 10개 계좌를 갖고 있어 검찰이 SK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추적한 계좌가 몇 개인지 모르겠다”고 말을 뒤집기도 했다. 이 발언은 선대위가 비공식 계좌를 운용했다는 또 다른 ‘폭탄선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 의원은 또 “선대위 전부터 운용하던 계좌가 있었고 여기에 ‘잡스러운’ 돈도 있었다”고 말해 분분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됐지만) 삼성이 3억원을 낸 것으로 되어 있더라”고 말한 것을 놓고도 “‘잡스러운 돈’에 기업 돈이 대거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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