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은 서울 특파원 출신의 피터 마스 객원기자가 쓴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측근들과의 인터뷰 및 이들의 저서를 토대로 그를 이같이 평가했다.
매거진은 "김 위원장이 하루 4시간씩만 자고 20시간 일하며 해외 방송 등을 통해 국제정세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면서 "대북 포용정책의 지지자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몰락을 가져올 과정을 시작하리라고 희망하지만 그가 그 정도로 어리석은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매거진은 또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는 북한 정권을 종식시키거나 최소한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 정권은 어느 누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복원력이 강하고 훨씬 더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에 미국의 의도는 관철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거진은 이어 '북한이 이미 변하고 있고 안전과 안보가 보장되기만 하면 북한이나 김 위원장은 위험한 존재가 아니다'는 견해도 있지만 북한 노동당 비서 출신 망명자인 황장엽(黃長燁·80) 통일정책연구소 이사장처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황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국가발전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는 'F' 학점이지만 독재자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면서 "외부인들은 북한이 개방 준비가 돼 있다고 순진하게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이나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중국, 미국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북한에 우롱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거진은 "김 위원장은 다른 똑똑한 폭군들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박수는 공포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독재의 말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