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에이던 포스터 카터 리즈대학 한국학 명예연구원의 ‘떠나려면 지금 떠나라(If Roh is going, now is the time)’는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를 이끄는 대통령이 스스로 적임자가 아니라고 고백하고 있다”며 “사실 (적임자가 아니라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한국은 이런 상황을 4년 더 지속하기 힘들다”며 “(재신임 투표보다) 나은 선택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당장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사설에서도 “노 대통령의 돌발적인 재신임 투표 결정은 ‘위험한 게임’”이라며 “이런 시도는 한국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도 ‘한국은 아널드(슈워제네거)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인들에게 안타까운 점은 신뢰를 잃어버린 지도자를 대신할 슈워제네거 같은 인물이 야당에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슈워제네거는 최근 소환투표로 중도 하차한 그레이 데이비스 전 주지사 대신 미 캘리포니아주 주지사가 됐다. AWSJ는 “노 대통령 취임 후 8개월은 실책의 연속이어서 국민이 실망하고 있지만 야당인 한나라당에도 고루한 군사독재의 잔재라는 이미지를 쇄신할 참신한 지도자감이 없다는 점이 노 대통령의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르몽드도 이날 “노 대통령의 재신임 카드는 권위를 되찾으려는 정치적 계산과 함께 사방에서 공격받는 데 대한 울분을 담고 있다”면서 “대안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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