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국민투표'논란]재신임 국민투표 외신 반응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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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 의사를 14일에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일부 신문은 사실 보도 외에도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능력, 대안 인물 부재 등 한국의 정치현실을 도마에 올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에이던 포스터 카터 리즈대학 한국학 명예연구원의 ‘떠나려면 지금 떠나라(If Roh is going, now is the time)’는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를 이끄는 대통령이 스스로 적임자가 아니라고 고백하고 있다”며 “사실 (적임자가 아니라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한국은 이런 상황을 4년 더 지속하기 힘들다”며 “(재신임 투표보다) 나은 선택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당장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사설에서도 “노 대통령의 돌발적인 재신임 투표 결정은 ‘위험한 게임’”이라며 “이런 시도는 한국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도 ‘한국은 아널드(슈워제네거)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인들에게 안타까운 점은 신뢰를 잃어버린 지도자를 대신할 슈워제네거 같은 인물이 야당에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슈워제네거는 최근 소환투표로 중도 하차한 그레이 데이비스 전 주지사 대신 미 캘리포니아주 주지사가 됐다. AWSJ는 “노 대통령 취임 후 8개월은 실책의 연속이어서 국민이 실망하고 있지만 야당인 한나라당에도 고루한 군사독재의 잔재라는 이미지를 쇄신할 참신한 지도자감이 없다는 점이 노 대통령의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르몽드도 이날 “노 대통령의 재신임 카드는 권위를 되찾으려는 정치적 계산과 함께 사방에서 공격받는 데 대한 울분을 담고 있다”면서 “대안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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