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시정연설 “宋씨 처리 전세계에 포용력 보여줘야…”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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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씨의 사법처리 문제와 관련해 “엄격한 법적 처벌도 중요하지만 우리 한국사회의 폭과 여유와 포용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도 또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시정연설에서 “송씨에 대한 수사와 처벌 문제는 분단시대의 극단적인 대결구도 속에서 만들어진 법과 상황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세상은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엄격한 법집행을 마다하자는 것은 아니나 이제는 대결과 불신과 증오의 시대가 아니라 민족간의 화합과 포용을 말하는 시대가 됐다”며 “처벌을 하더라도 이 양면에 대한 성찰이 함께 진행되면서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내 주변 사람의 비리 의혹이 터져 나와 차마 국민 여러분을 대할 면목이 없다. 그동안 나온 다른 측근들의 문제는 큰 부끄러움 없이 자신감을 갖고 감당할 수 있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내가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사과했다.

송씨와 최 전 비서관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원고에 없는 내용이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최 전 비서관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처음 보도를 봤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면서 “내 스스로 양심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일로 끊임없는 논란과 보도가 이어지면 국정이 마비될 것으로 생각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행이 있더라도 재신임을 묻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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