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꼬이는 국정… 청와대 해법찾기 골몰

  • 입력 2003년 10월 3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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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청와대의 한 386 핵심 참모는 최근 국정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묻자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면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해법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무 자르듯’ 딱 부러지게 묘책을 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청와대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 직후 불거진 ‘정치적인 배신행위’ 논란에 대해 “떠밀려 나갔는데 무슨 배신이냐”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통령이 미국식 대통령제를 하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향후 구도에 대한 정교한 ‘시나리오’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하지만 지역 구도를 탈피하는 정치개혁 구상을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만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를 통해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 비서관은 “내년 총선에서 (신당이) 한 석도 못 얻는다고 해도 대통령은 국민들을 상대로 호소하면서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독 학자 송두율씨 처리문제도 시간이 갈수록 ‘뜨거운 감자’다. 청와대측은 “검찰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문제”라는 원론만 내놓고 있다. 한 수석비서관은 “대통령 말에 더 보탤 말도, 뺄 말도 더 없다”면서도 여론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꼬일 대로 꼬인 부안 사태의 해결은 고건(高建) 총리에게 넘긴 상태다. 청와대는 고 총리가 주도적으로 내각을 지휘하면서 해법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천명한 것처럼 ‘장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드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인사문제도 만만찮은 과제다.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최낙정(崔洛正)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성식(尹聖植) 전 감사원장 후보의 잇따른 낙마로 노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바뀔지 여부가 관심사다.

경제문제도 난마처럼 얽혀 있다. 수출은 괜찮은데 내수와 투자부문은 워낙 안 좋아 단기간에 해법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문제는 시간을 가지면서 차분히 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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