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보취재 거부조치 헌법소원 대상 된다”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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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상(朴容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26일 국회 법사위의 헌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의 동아일보에 대한 취재거부 조치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이 “동아일보가 19일자에 ‘권양숙(權良淑) 여사의 아파트 분양권 미등기 전매 의혹’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청와대가 동아일보에 대한 취재를 거부하기로 한 것은 공권력 행사에 의한 기본권 침해로 헌법소원 제기사유가 되지 않느냐”고 묻자 박 처장은 “헌법소원 제기 사유가 된다”고 답변했다.

박 처장은 “법률행위뿐만 아니라 사실행위도 헌법소원 대상이 되기 때문에 (동아일보는)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공권력을 행사하거나 행사하지 않아 빚어지는 언론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시 이 기본권을 침해받은 사람이나 법인 단체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는 박 처장의 이날 해석은 청와대의 취재거부 조치가 공권력의 행사이며 이로 인해 동아일보사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받았다고 볼 측면이 있음을 사실상 뒷받침해 준 셈이다. 이석연(李石淵·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변호사도 이날 “동아일보는 대통령 홍보수석실이 동아일보의 취재를 거부하겠다는 발표를 한 행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발표 자체가 취재를 제한한 공권력의 사실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국민에게 사실을 알릴 언론의 자유, 즉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볼 소지가 많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동아일보가 취재를 거부 또는 제한당하는 것은 그 발표의 후속조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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