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민주당 분당사태는 지역구도 붕괴과정"

  • 입력 2003년 9월 24일 0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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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3일 민주당 분당사태에 대해 “이런 현상이 민주세력의 분열이나 민주세력의 약화로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대신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왜곡된 정치구조가 새로운 구조로 바뀌기 위해 일부 질서가 해체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문동환(文東煥) 목사 등 해외 민주인사 44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다과를 함께 한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민주당 분당사태를 염려하자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내년 총선을 앞둔 지금 정치권의 재편은 지역감정의 대결 구도가 붕괴되고 정책과 논리에 의한 대화의 구도로 변해 가는 과정”이라며 “내년 총선 이후 정책 구도가 이뤄지고 논리로서 경쟁하게 되면 상대의 존재를 승인할 줄 아는 관용의 정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민주 발전을 위해선 두 가지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지금껏 용납할 수 없는 체제와 싸워왔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투쟁의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리 많은 갈등이 있어도 공존을 허용하고 용납하는 가운데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 기반이 지역으로 나뉘어서 감정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 정책과 이성으로 토론하고 게임의 규칙에 의해 정치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정치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 항쟁이 있고 나서 5년 정도까지 우리는 정확하게 진실에 접근할 수 없었다”면서 “5년 뒤 황석영 선생이 쓴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책을 보고 정말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참혹한 사실을 발견했다. 진실의 힘이 아주 중요하고 두렵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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