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국정감사]“누가 親北세력이냐” 의원-증인 맞고함

  • 입력 2003년 9월 2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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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경찰청 국정감사장에서 송석찬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서정갑 예비역대령연합회 회장의 발언을 꾸짖자 보수단체를 대표한 증인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23일 서울 경찰청 국정감사장에서 송석찬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서정갑 예비역대령연합회 회장의 발언을 꾸짖자 보수단체를 대표한 증인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23일 국회 행정자치위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불법시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의 북한 기자단과 보수단체의 충돌 문제 등을 집중 거론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과 증인이 충돌을 빚는 등 국감장에서도 남-남 갈등을 빚었다.

특히 오후 2시부터 탈북자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과 이준호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 박찬성 북핵저지 시민연대 대표, 예비역대령연합회 서정갑 회장, 전정환 운영위원 등 보수인사들이 증인으로 나서면서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주영(李柱榮·한나라당) 의원 등은 “경찰이 보수단체를 유독 탄압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증인들은 “경찰이 마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보안원 같이 행동하고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소란은 의원들이 증인들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먼저 신경식(辛卿植·한나라당) 의원이 “친북인사 명단을 발표한다고 하더니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서 회장은 “김대중을 고발하고 노무현을 용납하지 않겠다. DJ가 친북세력을 옹호했다. 대한민국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이때 발끈한 이강래(李康來·통합신당) 의원이 “당신들이 하는 게 남남 갈등을 유발해 결국은 북측에 유리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자 서 회장이 “내 생각은 정반대”라며 고압적인 어투로 맞받았다.

송석찬(宋錫贊·통합신당) 의원이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면서 고함을 지르며 가세하자 서 회장은 증언대 위에 놓인 마이크를 들고 벌떡 일어나 “당신 국회의원 맞아. 내가 죄인이냐”며 맞고함을 질러 국감장이 한때 소란에 빠졌다.이 와중에 폴러첸씨는 “이런 고성은 평양에서 들은 이후로 처음이다. 약속이 있다”면서 자리를 먼저 떴다.소동은 박종우(朴宗雨·민주당) 위원장이 양측의 자제를 요구하면서 가라앉았으나 의원과 증인들은 시종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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