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 전대통령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 입력 2003년 9월 8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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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이 현 정국상황과 관련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그 의중(意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전 대통령은 5일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추석선물인 축하 난을 전달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한 임태희(任太熙) 대표비서실장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임 실장이 8일 전했다.

임 실장은 최 대표의 지시에 따라 5일 전직 대통령 5명과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자택을 일일이 방문, 축하 난을 전달하고 안부를 물었다.

이에 와병중인 최 전 대통령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당신(임 실장) 세대의 시각으로 볼 때 최근 국내에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경제문제는 세끼를 한 끼 줄여서 먹으면 되지만 안보위기와 사회기초질서가 무너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는 것.

최 전 대통령은 특히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한나라당이 잘해달라"며 "직접 한번 만나 이 얘길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임 실장이 전했다.

임 실장은 "최 전 대통령은 원래 외부인사를 만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닌데 이날 특별히 만남을 자청했다"면서 "최 전 대통령의 말씀을 가슴깊이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대북송금 문제로 한나라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도 방문했으나 김 전 대통령의 건강문제로 직접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나라가 걱정이다"며 나라 걱정을 많이 했고,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직접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 실장은 이 전 총재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에게 대신 난을 전달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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