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권위주의 버리려다 필요한 권위마저 상실”

  • 입력 2003년 8월 28일 18시 40분


국민대 목진휴(睦鎭烋·행정학과) 교수는 2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탈(脫) 권위주의 리더십이 필요한 권위마저 상실하는 ‘실(失)권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합리적 국가경영 연구모임’(대표간사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과 성균관대 ‘국가전략 포럼’ 공동주최로 열린 ‘현정부 국정운영 평가와 대안’ 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목 교수는 “대통령이 모든 문제에 관여하는 모습은 조정 판단자로서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자칫 ‘여기서는 이 말, 저기서는 저 말 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평상어 비속어의 사용은 때론 의미전달에 효율적일 수 있으나 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 교수는 또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이의 명시적 표출은 간혹 정책과정에서 건전한 비판과 자성의 기회를 빼앗고 정책참여자들이 지도자의 의지를 구현하려는 맹목성을 유발해 정책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며 “언론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 대응은 이성적이고 선별적인 정부의 대응을 어렵게 해 일반적인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리더십연구소(소장 최진·崔進)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김병준(金秉準) 대통령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노 대통령에 대한 가장 잘못된 인식은 ‘너무 많은 것에 직접 관여를 한다, 곳곳에서 나선다’는 것인데, 이는 잘못된 지적”이라며 “노 대통령은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라 직접 관여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여하지만 그 외에는 적임자에게 위임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순용(趙淳容)씨는 “모든 권력과 권위가 부정되는, 또 그래야 진보적인 것처럼 보이고 깨끗하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듯한 오인과 오해의 시대가 온 것 같다”면서 “정당한 권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하는 것은 국가지도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내년 4월 총선은 노무현 리더십의 장단점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분기점인 동시에 성공한 리더십으로 가느냐, 실패한 리더십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라고 말했다.

문학진(文學振)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은 “참여정부가 여러 비판을 받고 있고 지지율도 바닥이지만 노 대통령은 올챙이 시절을 생각할 줄 아는 개구리”라면서 “노무현 개구리는 틀림없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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