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경제정보 대통령 직보

  • 입력 2003년 8월 26일 06시 44분


국가정보원이 최근 국내외 경제나 산업 동향에 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국익정보판단실’을 신설해 관련 정보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25일 “국정원장이 대통령을 독대해 국내정치 동향 등을 보고하는 일은 없어졌다. 대신 국내외 경제 관련 정보를 종합 분석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해 국가전략 수립과 국정운영 방향에 참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이 이 부서가 수집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근 한달에 서너 차례 노 대통령에게 경제 산업 동향을 종합보고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주례보고 형식으로 할 경우 ‘보고를 위한 정보생산’ 등의 부작용이 있어 ‘국민소득 2만달러’ 등 국가 비전 실현과 관련되는 현안 발생시마다 부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익정보판단실은 6월 조직개편 때 정치사찰 논란을 빚은 국내담당 2차장 산하 대공정책실을 정보분석실과 정보협력단으로 분리 축소한 뒤 대공정책실 내 경제단과 해외담당 1차장 산하 해외경제정보 조직을 통합해 1차장 산하에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경제 부문을 2차장 산하에서 떼어낸 데는 김대중(金大中) 정권 시절 김은성(金銀星)당시 국정원 2차장이 권력 핵심부와 유착돼 각종 물의를 빚은 것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타국과의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산업스파이 활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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