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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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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한 사태수습을 위해서는 남과 북 사이에 스포츠 행사로 극복할 수 없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냉철한 현실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지만 그들이 북한의 전부라고 오해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조해녕 대구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장은 어제 양측의 충돌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북한도 선수들을 계속 경기에 출전시켜 다행이다. 양측이 이쯤에서 자제한다면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정부의 균형 감각이다. 보수단체가 북한을 자극한 것은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폭력을 사용한 북한 기자들의 대응 또한 부당한 것이다. 북한측은 조직위에 항의하는 등 공식 절차를 통해 대응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보수단체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북한의 불법적 행위를 모른 체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정부는 북한 달래기에 급급해 국민의 불만은 외면한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만 배려할 것이 아니라 점점 심각해지는 ‘남-남 갈등’에 대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보수단체의 반북시위는 인공기 소각에 대한 대통령의 적절하지 못한 유감표명으로 촉발된 것이 아닌가. 우리 내부의 갈등을 추스르는 것이야말로 대회 성공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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