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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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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이 중단된 지 1년 가까이 됐는데 교섭을 재개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양국간 공식 교섭은 현재 북한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 납치피해자 5명의 가족 전원이 귀국해야 가능하다. 또 피랍자의 사망 및 행방불명 경위가 규명되지 않는 한 국교 정상화는 이뤄질 수 없다.”
―일본과 북한의 군사력을 비교하면 일본이 단연 우위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실제로 일본을 공격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가능성은 낮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정치가라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외교력과 협상력도 강화되는 것 아닌가.”
―일본 정부는 최근 미사일방어(MD) 체제 도입을 결정하는 등 군비 증강에 열성인데….
“북한의 노동미사일은 일본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이 미사일이 핵무기를 탑재한다면 일본의 도시는 북한 최고권력자의 기분에 따라 일거에 파괴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미사일방어 체제는 그런 위협으로부터 일본을 지키기 위한 방안이다.”
―한국에서는 식민지 경험 때문에 일본의 유사법제 제정과 자위대 해외 파견 등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는데….
“유사법제는 일본이 공격당했을 경우를 전제로 한 법이다. 일본의 군대가 전쟁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이런 움직임에 대해 주변국들이 걱정한다면 실상을 정확하게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하는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
―북한은 아베 부장관을 기피인물로 취급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동북아시아 안전보장을 위해서도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이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면 일본도 여러 가지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그는 최근 북한이 존 볼턴 미국 국무부 차관을 비난한 것에 빗대 “미국에 볼턴이 있다면 일본엔 아베가 있는 셈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람직한 미래의 한일 관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역구인 시모노세키(下關)는 부산의 자매도시이고 부관(釜關)페리를 통해 두 도시의 왕래도 빈번하다. 아내는 요즘 NHK 위성방송의 한국 드라마 ‘겨울소나타(겨울연가)’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고 한국인 유학생에게서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 매일 1만여명이 한국과 일본을 오간다. 과거 역사로 인해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인이 있지만 한국에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듯이 일본도 마찬가지다. 서로 만나서 얘기하고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 아베 신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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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명문가 출신의 중의원 3선 의원.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의 아들이자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외손자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불거지자 일본 정부 내에서 대북 강경론을 주도하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신보수파’ 정치인으로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에 이어 3위에 오를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아 ‘차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친한파’임을 자부하며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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