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을 편안케 하는 리더십을

  • 입력 2003년 8월 6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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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에서 피로가 느껴진다. 생활고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허덕이는 현실이 힘든 탓만은 아닐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의 부재(不在)가 피로를 가중시키고 있다. 요즘은 민주당 일각에서까지 “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지쳤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함께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의 체념이나 침묵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사회 전반이 의욕상실증에 걸려서야 국가적 활력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그런 무기력 속에서 불신 갈등 음모와 같은 각종 사회악이 자라기 마련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앞장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국민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과거엔 저게 나빴고 지금은 이게 나쁘다고 따지고만 있을 게 아니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주고 모두 힘을 합쳐 이를 가꿔 나가자고 설득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대선을 치른 지난해 우리 사회는 크게 요동쳤다. 집회 시위 건수가 1998년의 세 배나 된다는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현 정부 출범 후에도 조용한 날이 거의 없었다. 사회적 피로가 계속 쌓이기만 했지 풀 틈이 없었던 셈이다. 그러니 제발 평온하고 편안했으면 하는 국민의 바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지난 5개월여 동안 국민의 눈에 비친 노 대통령의 이미지는 다소 투쟁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끊임없이 부닥치면서 노 대통령 자신도 적잖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못마땅하다고 생각하더라도 현재의 평판에 일희일비할 게 없다.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경제가 살아나 민생이 안정되면 평판은 절로 회복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제 리더십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 지나치게 뒤집어엎지 않아야 물고기를 잘 요리할 수 있듯이 지나치게 국민을 동요시키지 않아야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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