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서울잔류 미군배치 이견

  • 입력 2003년 8월 3일 23시 14분


최근 국방부가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에 따라 서울에 남게 될 한미연합사령부(CFC)와 유엔군사령부(UNC)를 영내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주한미군측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2일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구체적 이전 위치나 규모에 대해 현재까지 국방부와 어떤 합의도 한 바가 없다”며 “국방부가 발표한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국방부 영내 수용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는 국방부가 지난달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미래한미동맹 공동정책 구상 3차회의 뒤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를 영내로 편입하기로 미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과 다른 것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잔류부대를 영내로 수용하려면 두 지휘부 건물 외에 1000여명의 잔류 인원과 그 가족들을 위한 학교와 병원 아파트 스포츠센터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며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용산 기지 중 10만∼20만평을 영내로 편입시켜 지휘부 건물 등 최소 시설을 건립한다는 국방부의 계획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매우 힘든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미측은 용산 기지(102만5000평)의 최대 70%를 한국에 반환하고 나머지 30%의 부지를 확보해 잔류 부대와 각종 거주 편의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또 현재 양국이 마련 중인 이전 종합계획에도 이 같은 방안이 반영되도록 한국측에 요구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잔류기지의 배치를 둘러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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