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반독재-통일운동’ 정경모씨 ‘33년만의 귀국’의사 밝혀

  • 입력 2003년 7월 31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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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 자택에서 자신이 발행하는 잡지 ‘씨알의 힘’을 보고 있는 정경모씨. -도쿄=이영이기자
일본 요코하마 자택에서 자신이 발행하는 잡지 ‘씨알의 힘’을 보고 있는 정경모씨. -도쿄=이영이기자
일본에서 30여년간 통일운동을 해온 정경모(鄭敬謨·78)씨가 연말 귀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 ‘씨알의 힘’이란 통일 운동 관련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정씨는 31일 일본 도쿄(東京) 외신기자클럽에서 ‘정전회담 50주년’을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출범하고 남북 관계도 많이 달라져 연말 귀국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를 나온 그는 일본 게이오대학 의학부 예과를 마친 뒤 미국 에모리대학을 졸업했다.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당시 장면(張勉) 주미 대사의 권유로 미국 국방부 직원이 된 그는 휴전회담시 남측 영어통역원으로 활약했다.

휴전회담 당시에 대해 그는 “매우 공식적이고 싸늘한 분위기에서 열렸으며 북-미-중 대표가 참석해 3개 국어로 통역해야 했기 때문에 몹시 더디게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박정희(朴正熙) 정권의 정치적 탄압이 시작되자 1970년 일본으로 옮겨 집필활동 등을 하며 반독재 통일운동을 벌였다. 1989년 늦봄 문익환(文益煥) 목사와 함께 방북해 김일성(金日成) 당시 주석을 만나 통일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방북 당시에 대해 “평양에서 10여일 이상 머물며 김 주석과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비이성적’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면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는 한 번 잠깐 만난 적밖에 없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문익환 목사를 기려 제정된 ‘늦봄 통일상’을 2000년에 수상한 바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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