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드 美대사 스크린쿼터 축소요구

  • 입력 2003년 7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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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사진)는 19일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제)와 관련해 “미국은 스크린쿼터가 한미투자협정 체결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미투자협정은 완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허버드 대사는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하계 세미나에서 ‘21세기 한미 협력의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을 마친 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스크린쿼터-한미투자협정 분리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역동적인 한국 영화산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한국 영화는 이제 워싱턴 인근에서 상영될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하고 “한국 시장에서 미국의 주요 수출품인 영화에 대한 제한적인 조치가 완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했다.

또 그는 ‘9·11 테러’ 이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비자 발급 절차와 관련해 “인터뷰는 강화되고 있지만 비자 발급 조건은 바뀌지 않았다”며 “현재 95%인 비자 발급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버드 대사는 “미국과 정기적인 무역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 등의 직원들은 회사추천프로그램(BRP·Business Referral Program)을 통해 인터뷰 없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이는 정치나 외교적인 측면과는 상관없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 “미국 의회를 포함해 국제사회가 탈북자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조만간 한국 등 이해당사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북한 핵 협상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5자회담을 선호하고, 이를 위해서라면 (미국 중국 북한이 참여하는) 3자회담을 한 차례 더 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5자회담 개최가 전제된다면 3자회담에 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그는 “북핵 중재특사로 워싱턴을 방문 중인 중국 고위 관리가 지난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측의 노력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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