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랑씨 "김정일 붙임성 있지만 좌충우돌 성격"

  • 입력 2003년 6월 23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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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극단적이며 좌충우돌하는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를 사악한, 1차원적 만화주인공처럼 기술한다면 나머지 절반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김 위원장의 처형 성혜랑(成蕙琅·67.사진)씨가 밝혔다.

성씨는 유럽의 한 도시에서 가진 미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타임이 23일 보도했다.

성씨는 김 위원장의 전처로 장남 김정남씨(31)를 낳은 성혜림(成惠琳)씨의 언니다.

성씨는 “김 위원장은 붙임성이 있으며 자신이 원하면 사람들을 아주 편안하게 만든다”면서 “그러나 사나운 성격을 자주 보여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정남이가 허락도 없이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을 알고 정남이 가족에 대한 식량배급을 중단시킨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2개월 뒤 자신이 이를 잊어버리고 왜 식량배급을 요청하지 않느냐고 꾸짖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씨는 “김 위원장은 특히 배반을 당하거나 속았다는 느낌을 받으면 아주 위험하다”면서 “그는 거짓말쟁이를 혐오하며 거짓말에 가장 많이 분노한다”고 덧붙였다.성씨는 96년 아들 이한영씨가 북한을 떠난 뒤 아들과 함께 있기 위해 유럽으로 망명했지만 이씨는 97년 서울에서 총에 맞아 피살됐다. 그는 “동생과 사랑하는 조카 정남이를 두고 떠나온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성혜림씨는 나이가 많고 결혼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김일성(金日成) 주석에게 며느리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김 주석이 사망할 때까지 김 위원장이 마련한 비밀저택에서 신분을 숨긴 채 살았다. 그는 지난해 5월 모스크바에서 6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성혜랑씨는 76년 김정남씨를 키워달라는 김 위원장의 부탁으로 아들 딸을 데리고 비밀저택에 입주, 94년까지 동생 및 김정남씨와 함께 살았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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