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美2사단 현위치 주둔 간곡히 요청"

  • 입력 2003년 5월 12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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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오전(한국시간)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미 2사단은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의 안보에 안도할 수 있는 여러 조치가 완성될 때까지 현재 위치에서 한국을 도와줄 것을 (미국측에) 간곡하게 부탁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이날 숙소인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현지 교민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미 양국이 (아직 이 문제에) 확실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내가 미국을 떠날 때쯤에는 이 부분에 꼭 합의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은 한미관계의 핵심적 상징으로,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한국의 동북아전략에 따라 위상이 변화해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북핵문제로 인해 한국의 안보가 대단히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동의 없이 변화가 일어나서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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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 대통령은 “서울 용산의 미군기지는 신속하게 이전할 수 있도록 변화에 협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가진 수행 경제인들과의 만찬에서는 “앞으로 관치금융은 절대로 없으며 시중은행 인사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겠다”며 “2, 3년 안에 새로운 노사문화와 질서의 틀을 짜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미국으로 가는 특별기 안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북한 핵문제의 해결 방향과 관련해 “세계 평화와 한반도 안전을 위해 북한은 핵개발을 반드시 포기하고, 이미 갖고 있는 핵물질은 어떤 것이라도 제거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한미 양국이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서도 이 점을 재확인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어떻게 제거하느냐의 상황 인식에 (한미간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북핵 제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으로 그동안의 ‘북핵 불용’보다 한층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뉴욕=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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