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회담 현안]北核문제 '한국 역할' 조율 최우선

  • 입력 2003년 5월 9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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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할 북핵 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등은 어느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현안이지만 두 정상이 ‘코드’를 맞출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우선 두 정상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한미 공조를 재확인하는 작업이 급선무라고 주문하고 있다.

▽북핵 문제 대응방안=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정상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미간의 공동 대응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의 원칙적 입장에 대한 공감대는 어렵지 않게 형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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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미-중 베이징(北京) 3자회담에서 북한이 내놓은 ‘대범한 제안’에 대한 양국의 평가를 교환하고, 후속회담 개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시도 등 돌출행동에 대한 미국의 제재 움직임과, 북핵 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 등에 대한 한미간의 입장차는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다.

▽주한미군 재배치=핵심적인 부분은 미 2사단 재배치 문제다. 정부는 경기 파주시와 동두천시에 주둔 중인 2사단의 여건 개선을 전제로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재배치 문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한 뒤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2사단을 조기에 이전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 문제에 관한 양국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추가 협의를 통해 진행한다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미동맹 재조정=양국은 50주년을 맞이한 동맹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현재 미래 한미동맹의 청사진을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노 대통령이 ‘자주국방’을 강조한 데 대해 미국이 오해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또 지난해 말 불거진 반미(反美) 기류 및 미국 내 반한 감정을 추스르는 작업도 필요하다.

▽경제현안 조정=1998년 체결 직전에까지 갔다가 스크린쿼터 문제로 무산됐던 한미 양자투자협정(BIT) 추진 문제가 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우리 정부에 하이닉스반도체 보조금 지원 문제,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 문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상회담에서는 시간제약 때문에 통상현안을 세부적으로 다루지는 못하고 원칙적인 수준의 경제협력 증대 문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한미 정상회담 쟁점별 입장 비교
주요 의제한국 입장미국 입장
북핵 문제 해결북핵 불용 및 대화 통한 평화적 해결북핵 폐기 및 핵물질 수출 차단
주한미군 재배치북핵문제 해결 뒤 2사단 재배치 논의세계전략 차원에서 조기에 정리 필요
한미관계 개선동맹 50주년 맞아 청사진 마련 필요굳건한 한미동맹 필요 입장 재확인
경제 현안양자투자협정 추진 및 통상압력 완화한국 정부지원 제한 및 시장 추가개방
기타 현안이라크 재건 협조 입장 표명이라크 문제 등 국제문제 협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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