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방미, 실용주의 잊지 말기를

  • 입력 2003년 5월 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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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시작되는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크다. 노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인 데다 그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다룰 현안들이 한반도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은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초점은 역시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교환하고 어떤 결론에 도달할 것이냐에 모아진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양국 정상의 인식도 회담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어제 북핵 및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원칙을 강조하는 미국과 상황을 중시해야 하는 한국 사이에 미묘한 의견차이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다. 정상들이 만나서 현안을 해결하는 실용주의 정상외교가 집중적으로 적용돼야 할 대상은 바로 북핵과 주한미군 문제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북한도 이번 정상회담을 주시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평화적 해결 원칙 재확인도 중요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한미 정상이 표명할 수 있다면 북한에 주는 메시지는 훨씬 분명해질 것이다. 한미 정상이 이룩한 합의의 수준이 곧이어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못 미쳐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안에 대한 논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한미간의 신뢰회복이다. 부시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에게도 우리가 미국을 중요한 동맹국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한국의 새 정부와 일부 국민에 대한 미국인의 오해와 불신 제거는 빠를수록 좋다. 미국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경제개혁과 한국경제의 역동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도 대통령이 할 일이다.

노 대통령의 방미가 돈독한 동맹관계를 회복하고 두 나라 국민에게 평화와 공동번영에 대한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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