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주자 2人의 盧비판]강재섭-김형오의원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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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의원 "이벤트 정치"▼

“말만 참여정부지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모인 동호인 클럽처럼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두 달간 국정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 놓았다.

강 의원은 먼저 “취임한 지 두 달이 넘었으면 경제 민생 국가안보 문제에 관한 장기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도 어수선하기만 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는 각계각층을 통합 조정하는 게 목적인데 노 대통령은 분열과 파괴에 주력하며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면서 “구호나 쇼만 있고 내용과 실체는 없이, 이벤트 회사 사장같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기존 질서와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데 정의와 개혁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야당 대표를 청남대로 불러 돼지고기 파티를 벌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에 대해선 “일일이 말로 해결하고 참견해야 대통령 일을 다하는 것처럼 생각한다”며 “10개를 말하면 서너 개는 언론에 대해, 한두 개는 검찰에 대해 증오심을 표출하고 있는데 언론이나 사법부는 국가권력이 간섭하지 않는 게 (그들의) 자유를 창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잡초정치인 제거’ 표현을 ‘파괴적이고 비민주적인 용어’로 규정하고 “언론도 잡초언론이 있다고 생각하는 연장선상에 있다.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포용하고 설득하는 자리인데 특정 신문사를 찾는가 하면 특정 언론에 대해선 증오감을 계속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개혁의 비전도 제시했다.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중앙당 지구당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절충형 공천방식의 도입을 검토하고,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 의원을 당에 전진 배치해 영남당의 이미지를 씻어내겠다는 것. 전국구에는 여성과 호남을 배려하겠다고 했다.

그는 “발목만 잡는 인상을 주는 야당이 돼선 안 되지만 중요한 문제는 정면에서 몸통을 잡을 수도 있는 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김형오의원 "소인배 정치"▼

‘한나라당 당권 경쟁에 청심(靑心·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한다?’

당 대표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는 김형오(金炯旿·사진) 의원은 8일 당원들에게 보낸 e메일 편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더 이상 정략적인 야당 몰아세우기를 중단하라”며 “상대를 극단으로 몰아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은 소인배 정치”라고 주장했다.

정부 여당의 독주는 한나라당의 강경노선과 ‘색깔론’ 공세를 부추겨 한나라당의 변화 가능성을 막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최근 당 대표 경선이 비전 대결보다는 대여 선명성 경쟁으로 변질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것.

김 의원은 “반사이익을 얻는 시대는 끝났다. (후보들은) 더 이상 색깔론에 의존하지 말고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는 깃발대결을 펼치자”며 다른 후보들에게 정책을 경쟁하는 원탁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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