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新黨 최대변수는 DJ 특검조사"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33분


민주당 동교동계와 일부 호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신당 논의의 최대 변수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 대한 대북 비밀송금 특검 조사가 될 것이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통령측은 현재 “변호사 선임 계획이 없다”며 아예 특검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특검이 DJ에 대한 조사 없이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송두환(宋斗煥) 특검도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에서 원론적 표현이긴 했지만 “(수사상) 필요하면 김 전 대통령도 출국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수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8일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특검이 동교동 사저를 방문해 진술을 받으려 할 경우 김 전 대통령은 스타일상 ‘내가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직접 검찰에 출두하려고 할 것이다”며 “그런 상황이 오면 신당이고 뭐고 정치권은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호남 지역 의원도 “출두 장면이 TV를 통해 방영되면 호남 지역은 물론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해 온 세력의 민심 이반이 벌어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특검법 국회통과 때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친노(親盧) 신당추진파에 화살이 돌아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를 비롯한 동교동계 및 광주 전남 의원들이 민주당의 정통성과 햇볕정책 계승을 강조하며 세 결집을 도모하는 것도 이런 전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친노 강경파 일각에서는 호남의원들의 이런 시각에 대해 “아직도 시대변화를 모르고 DJ에게 정치생명을 구걸하려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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