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생수회사 3大의혹' 제기

  • 입력 2003년 5월 1일 18시 47분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한나라당은 1일 검찰에 3개항을 공개 질의하면서 ‘계속 수사’를 요구했다.

3개항의 공개질의는 특히 한나라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감춰둔 회사’라고 주장해온 장수천(생수회사)과 노 대통령, 그리고 안 부소장 사이의 의문점에 집중됐다.

▽잃어버린 공적자금 17억원=한나라당은 생수회사인 장수천이 현재는 퇴출된 한국리스여신에서 95년 이후 원리금을 포함해 31억원을 빌렸지만 회사를 처분하면서 대출금 가운데 17억원은 갚지 않은 점을 파고들었다.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장수천이 공적자금 17억원을 삼켜버린 책임이 노 대통령에게도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대검 중수부가 지난달 압수한 장수천에 대한 방대한 회계장부를 살펴보면 국민세금이 어떻게 낭비됐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담보 잡힌 땅의 처리는=한나라당은 한국리스여신이 노 대통령과 친형 건평(健平)씨를 상대로 장수천에 대출해 준 돈을 돌려받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며 그 배경을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장수천이 한국리스여신에서 돈을 빌릴 때 개인자격으로 보증을 섰다. 또 건평씨는 경남 거제지역 성포리, 경남 진영 땅 300평 등 5필지를 담보로 제공했다. 그러나 리스여신은 진영 땅 300평만을 경매 처분했을 뿐 노 대통령 개인에게나, 나머지 4개 필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경매만 부치면 주변 인물에게 낙찰”=한나라당은 장수천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공장과 담보토지가 경매에 부쳐졌지만 모두 4, 5차례 유찰을 거듭하면서 낙찰가가 크게 떨어진 끝에 노 대통령의 주변 인물에게 낙찰됐다며 검찰에 경위 조사를 촉구했다.

장수천의 생수 판매회사인 ‘오아시스 워터’는 안 부소장이 경영을 맡았고 공장은 경매에서 5차례 유찰된 뒤 신모씨가 2억원에 사들였다. 공장의 감정가격은 8억5000만원이었다.

김 의원은 “당시 38세였던 신씨는 민주당 대전 동구지구당 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인수능력이 없었고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결정된 직후 치러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선 대전지역 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며 신씨의 인수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진영 땅 300평도 결국 경매에서 건평씨의 처남 민모씨가 낙찰 받은 점도 의문점이다”고 말했다. 민씨는 22억원대로 평가되던 이 땅을 4차례 유찰을 거치면서 12억원에 사들였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盧대통령과 '장수천'▼

장수천은 1995년 10월 설립된 생수제조 및 판매회사다. 이 회사는 2000년 경영상태 악화로 경매처분됐다.

충북 옥천군의 공장은 2001년 6월 신모씨에게 넘어갔고 상표인 ‘오아시스’는 2000년 12월 김모씨가 설립한 ㈜오아시스에 이전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측은 대선후보 당시 “95년 영남지역 지구당 위원장의 부탁으로 장수천에 보증을 선 뒤 96년 이 회사가 부도에 몰리자 노 후보가 5억5000만원을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장수천의 대표는 노 대통령의 후원회 사무국장인 홍모씨가 맡아오다 98년 11월경 고향 친구인 선모씨로 바뀌었다. 또 같은 해 노 대통령의 변호사 사무장 출신인 최모씨가 이사로 등재됐다.

안희정(安熙正)씨가 99년 7월 설립한 ‘오아시스 워터’는 장수천이 생산하는 생수 판매 회사다. 오아시스 워터는 설립 당시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 명의의 자택을 담보로 1억원을 융자받기도 했다. 안씨는 2001년 3월 오아시스 워터의 경영권을 ㈜오아시스의 김씨에게 넘겼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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