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원,당선인사 및 선서 무산

  • 입력 2003년 4월 29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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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에서 편한 복장으로 나왔는데 문제가 됩니까"

4·24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개혁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 정장차림 대신 캐주얼 복장으로 나와 의원선서를 하려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재보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홍문종(洪文鐘) 오경훈(吳慶勳) 의원과 함께 발언대에 오른 유 의원은 목 없는 티셔츠와 면바지에 캐주얼한 재킷을 입고 있었다. 본회의장 의원석에서는 "저런 복장을 한 사람의 선서를 받을 수 없다. 국회를 무시하는 거냐"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의원들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 안택수(安澤秀)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은 "저게 뭐야. 당장 밖으로 나가라"고 삿대질을 했고,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여기 탁구치러 왔느냐. 운동장인줄 아느냐. 국민에 대한 예의도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이미 유 의원에게 주의를 주었으니 그대로 진행하자"고 진화에 나섰지만 여야 의원 50여명이 퇴장해 버렸고 결국 박 의장은 의원선서를 30일로 연기했다.

유 의원측은 "국회법에 정장을 입으라는 규정은 없다.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일 어떤 복장을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함께 선서해야 하는 다른 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정장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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