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규제개혁위원회 이상한 사람들"

  • 입력 2003년 4월 8일 0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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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7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신용카드 회사의 길거리 카드 회원 모집을 금융감독 당국이 자의적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한 규제개혁위원회의 조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감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가판대를 설치해 놓고 마구잡이로 회원 모집을 하던 2001년 7월에 ‘여신전문업법 감독 규정’을 바꿔 이를 제한하려 했으나 규개위가 “법적 근거 없이 규정만으로 규제할 수 없다”고 제동을 거는 바람에 감독 당국이 이를 규제할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

규개위가 정부의 긴급한 시장대책에 제동을 거는 바람에 감독 당국의 시장개입 조치가 늦어졌고 결국 카드사의 부실로 이어졌다는 설명이었다.

재정경제부는 결국 1년이 지난 2002년 7월 관련 시행령을 고친 뒤에야 카드사의 가두 회원 모집을 금지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보고를 듣고 “규개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상한 사람들이다.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를 규제로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당시 규개위의 조치를 비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이어 노 대통령은 “국민은 건전한 금융시스템과 안전한 제도 운영을 바란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말해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절차만 따지는 규개위의 판단을 비판했다는 것.공교롭게도 당시 규개위의 공동위원장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 강철규(姜哲圭)씨였다. 강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규개위 비판이 있기 5시간 전인 이날 오전 노 대통령에게 공정거래위 업무보고를 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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