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중처신' 비판 반박 "우리도 속타는데…"

  • 입력 2003년 3월 2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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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속 타는 줄은 모르고….”

2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의 이라크전 반대 성명에 대해 “인권위의 고유업무로 그럴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이중적인 처신’이라는 비판을 제기하자 답답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게다가 이날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파병 반대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로 또다시 미뤄지면서 청와대는 애가 타는 분위기다.

그런 탓인지 이날 노 대통령은 파병 찬성 국회의원에 대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압력에 대해 “자제해달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고, 대선 때 자신을 지지했던 노사모 회원들 중에 파병 반대 주장이 많다는 보고를 받고도 “지금은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별 수 없다”면서 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주장에 ‘위협적인 분위기를 형성해서는 안 된다’는 표현까지 쓴 것은 낙선운동 압력으로 인해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위축되면서 국회 동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대국민 설득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대국민 담화 발표나 공개토론에 나서라고 요구한데 대해 노 대통령은 “내가 또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으로) 내려갈까요”라며 두 번째 담화 발표라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참모들의 만류로 대변인이 다시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정리됐다.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은 “노 대통령은 국방위원들을 초청한 데 이어, 국회의장과 여야 3당 대표, 양당 총무들을 차례로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며 “노 대통령은 파병결정에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고, 이중적인 처신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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