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北 영변기습폭격 어떻겠나"…美고위관리 한국의사 타진說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54분


코멘트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기습폭격 계획을 우리 정부에 타진했다는 보도 때문에 13일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에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2월 중순경 방한했던 미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가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장관을 맡고 있는 한 인사를 만나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는 영변만을 상대로 미군이 기습폭격하고 빠지는 방책도 강구하고 있다”며 한국측 의사를 타진했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장관은 당시 미국 관리에게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뒤 “당신네들이 여러 시뮬레이션 가운데 (영변 폭격을) 무슨 컴퓨터 워게임(전쟁연습) 하듯이 쉽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이 실행되면 한반도는 끝장난다”고 말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이 장관은 또 “미 정부가 영변 폭격을 계획한다면 절대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에) 돌아가서 분명히 전달해 달라”고 미국 관리에게 요청했으며 당시 노무현 당선자에게도 이런 사실을 보고했다고 오마이뉴스는 밝혔다.

이 보도에 대해 관련 장관들은 일제히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직인수위 외교분과 간사를 지낸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은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말했으며, 새 정부에서 유임된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도 “2월 중순에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를 만난 사실이 없으며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석동연(石東演) 외교부 대변인도 “정부는 미국 행정부의 어떤 관리로부터도 이러한 내용을 전해들은 바 없으며, 미국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