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 "북핵 불안 해소시켜달라"

  • 입력 2003년 3월 1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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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北核) 불안감을 해소시켜 달라.'

북핵 위기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내 외국기업들이 외자 유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줄 것을 정부에 요청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주한미상공회의소 등 주요 외국기업 단체들에 따르면 외국기업인들은 조만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만나 북핵위기에 대한 외국기업의 우려를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외국기업 본사들이 북핵관련 정보를 국내 지사에 요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방한 계획을 취소하는 등 한국 투자환경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던 미국 온라인 경매업체 e베이의 맥 휘트먼 사장은 4일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했으며 6일 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6일 한국을 방한할 예정이었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게리 자러스 부회장도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외국기업들은 최근 본사로부터 한국 정세에 대한 정보 요구 건수가 평소보다 30∼40%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볼보건설기계 코리아 관계자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때는 외국기업들과 정부 사이에 대화가 비교적 원활하게 정기적으로 이뤄졌으나 새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거의 없는 느낌"이라면서 "외국기업들은 북핵위기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솔직한 생각과 대처 방안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엘코리아의 한 임원도 "노 대통령이 취임직전 국내 외국기업 CEO들과의 만남에서 외국기업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외국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이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지는지 좀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고 말했다.

주한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북핵 위기가 한국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의하는 외국기업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국기업인들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구체적인 외자유치 방안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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