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2·27 組閣/경제부처 반응]경제통 대거 발탁 일단 안도

  • 입력 2003년 2월 27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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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경제부처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 대거 장관에 발탁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행시 13회 경제부총리 기용으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사 후(後)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차관을 지낸 김진표(金振杓) 신임 경제부총리가 조직사정을 잘 알고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행시 14∼17회 사이의 1급 이상 인사 가운데 차관이나 외청장으로 기용되지 않는 한 상당수가 옷을 벗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 특히 고위관료들은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박봉흠(朴奉欽) 차관이 장관으로 내부 승진한 데다 가장 선임이어서 비교적 차분하다. 그러나 역시 상당수 간부 퇴진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

산업자원부는 윤진식(尹鎭植) 재경부 차관이 신임 장관에 임명되자 “역시 파워가 약한 부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전직 산자부 관료들이 막판까지 장관에 경합한 것으로 알려져 더 충격을 받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최종찬(崔鍾璨) 장관 임명 소식에 안도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사상 첫 내부 승진 장관의 기대를 모았던 추병직(秋秉直) 차관이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건교부 차관 경험이 있는 최 장관이 산적한 건설교통 행정에는 무난하다는 반응이다.

농림부는 농민운동가 출신인 김영진(金泳鎭) 민주당 의원의 장관 임명에 대해 “15년간 줄곧 농림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하며 농촌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반기면서도 대외 협상 능력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허성관(許成寬) 동아대 교수가 며칠 전부터 꾸준히 장관 후보로 거론돼 크게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행정 경험이 전혀 없어 신항만 개발 등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미스터 디지털’이란 별명을 지닌 진대제(陳大濟)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이 장관으로 오자 ‘정보기술(IT) 주무장관’으로서 손색이 없다며 반겼다. 하지만 정통부가 여러 기업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할 때가 많은데 특정기업 사장 출신 장관이 ‘뒤탈’이 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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