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한 공무원의 죽음에 '특별한 애도'

  • 입력 2003년 2월 9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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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가에서는 1월 27일 주영국 대사관 해양수산관으로 근무중 43세의 젊은 나이에 과로로 순직한 정순석(丁舜錫)씨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다.

노 당선자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정씨를 높이 평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새 정부에서 큰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었는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노 당선자는 해수부 재직 당시 얘기를 담은 ‘리더십 이야기’라는 저서에서 정씨를 “장관의 지시에 대해서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 있는 공무원”이라고 묘사했다.

노 당선자가 지인으로부터 ‘바다 매립 면허 신청’에 대한 민원을 받고 정씨에게 “법적으로는 문제없으니 면허를 내주자”고 말했으나, 정씨가 “바다는 한번 육지가 되면 되돌릴 수 없다. 법적 문제보다 미래의 쓰임새를 더 중시해야 한다”며 거부한 것이 대표적 일화. 노 당선자는 저서에서 “한참을 고심하다 정 과장의 논리를 존중하기로 했다. 소중한 바다를 단순한 법논리와 바꿀 수는 없다고 봤다”고 회고했다.

박남춘(朴南春) 해양수산부 부이사관은 “노 당선자가 장관 시절 ‘정 과장에게 해양 복합공간에 대해 구상해보라고 지시했더니, 내 기대보다 훨씬 큰 그림을 그려왔더라’고 칭찬할 정도로 애정이 남달랐다”고 전했다.

노 당선자는 정씨의 순직 소식을 전해 듣고 “믿을 수 없다”며 한동안 침통해 했다는 후문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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